정월 대보름날이 다가오는 하루입니다. 이른 아침부터 몇 가지 묵은 나물을 볶느라 분주합니다 불린 찹쌀은 팥과 강낭콩을 넣어 쪘습니다. 나물은 친정엄마가 작년에 틈틈이 다듬고 삶아 말린 것들입니다. "나물 가지러 언제 올래" 엄마는 얼른 주고 싶어 마음이 급해집니다. 무시래기, 고구마 줄기, 장로 이파리, 호박, 토란 줄기를 삶아서 그릇마다 한가득합니다. 설 명절 전날에 발을 접질려 되도록 가만히 계시라고 신신당부했는데도 소용이 없습니다. 나물을 보고 딸은 버럭 잔소리로 쏘아붙입니다. 분명 발 아픈 것도 참고 왔다 갔다가 하며 불리고 삶으셨을 테니까요. "엄마 내가 이거 다 맛있게 볶아 올게" 또 금방 후회되는 말을 주워 담듯 봉지에 챙겨 옵니다. 마을에서는 해마다 정월대보름맞이 행사를 합니다 마을 저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