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풍경♬

단추를 채우면서......천양희

LO송이VE 2015. 7. 2. 09:00

 

7월2일 아침, 부여 궁남지의 연꽃~

 

 

 

단추를 채우면서

 

                             천양희

 

 

단추를 채워보니 알겠다

세상이 잘 채워지지 않는다는 걸

단추를 채우는 일이

단추만의 일이 아니라는 걸

단추를 채워보니 알겠다

 

잘못 채운 첫 단추, 첫 연애, 첫 결혼, 첫 실패

누구에겐가 잘못하고

절하는 밤

잘못 채운 단추가

잘못을 깨운다

 

그래, 그래 산다는 건

옷에 매달린 단추의 구멍찾기 같은 것이야

단추를 채워보니 알겠다

단추도 잘못 채워지기 쉽다는 걸

옷 한 벌 입기도 힘들다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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