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변하면서 편해지는 만큼 시시해져서 묻혀버리는 것들이 많아져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 예로 어릴적만해도 가을 운동회하면 떨어져 지내던 가족, 친지들이 모여 만날 수 있는
추석명절쯤에 날을 잡아 지역의 큰 마을잔치가 되곤 했는데
봄에 씨를 뿌려 가을에 수확하는 농사는 일년내내 가능한 하우스 농사로 바뀌어가고
시골에서 벗어나 바삐 살며 살림살이 등 주머니가 풍족해지는 만큼 마음의 여유는
점점 사라집니다.
지난 5월 4일은 석양초등학교의 운동회가 있었는데 석성면은 양송이 재배를 전 농가가 할만큼
전국 최대 지역으로 손꼽히며 늘 바쁩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 가정의 달을 맞아 가을 운동회를 봄 운동회로 옮겨 행사가 치뤄졌는데,
아이들도 해마다 줄어들어 만국기가 흩날리는 운동장이 썰렁하기만 합니다.
운동회날의 가장 큰 볼거리인 달리기는 금새 끝나 버리고 하이라이트인 청백 계주는
학년별 대표선수만 뛰는 것에서 전학생이 다 달리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래도 이 계주는 의외로 신선하고 재미가 있습니다.
세월이 변해도 변하지 않는 것은 운동회날에 느끼게 되는 내 아이와 함께 뛰고 웃는 즐거움이고,
운동장 나무 그늘을 찾아 가족끼리 옹기종기 앉아 점심을 먹는 것은 여전히 맛있고 행복합니다.
운동회날은 어쩌면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추억하며 더 신나는 날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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