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매 3

깨알 점에 웃는 가을

"오후에 시간 되니?" 친정 언니의 전화다. 형부는 집집마다 벼 추수로 한창이고 언니는 밭작물 수확에 바쁜 몸이다. 구십 넘은 시아버님이 옆에서 거드는 게 편치 않아 여동생을 부른 것이다. 대추 수확을 마무리 짓고 여유가 나는가 싶어도 시골 일이란 게 끝이 없다 특히 밭작물은 손이 많이 가고 힘이 든다. 거뜬한 몸으로 겁 없이 척척 해내던 밭일도 나이 들면서 겁이 난단다. 그 마음을 알기에 주저 없이 언니네 들깨밭으로 간다. 대추밭 하우스의 옆에 들깨 털 준비가 되어있다. 파란 멍석을 깔고 그 위에 망사멍석을 깔았다. 도리깨는 없고 나무 막대기와 사과를 담는 박스를 엎어놓았다. 아침 일찍 이슬로 젖은 들깻단을 옮겨놓았단다. 잘 마른 들깨는 살짝 건들기만 해도 우수수 소리가 난다. 수북하게 쌓인 들깻단이 ..

일상을 담다 2023.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