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동지에는 팥죽대신 팥시루떡을 먹는다지요. 떡집에 가서 팥떡을 사올까 하다, 냉동실을 열 때마다 얼른 먹어야 할 것 같은 팥고물이 자꾸 신경 쓰이던 차였습니다. '직접 한 번 만들어볼까?' 하는 마음이 불쑥 들더라고요. 한참 전에 수수부꾸미를 만들어 먹고 남아 냉동해 둔 팥고물부터 꺼내 녹였습니다. 우동대접으로 한컵 반정도 멥쌀을 씻어 불려 동네 방앗간에서 곱게 빻아왔습니다. 녹은 팥고물을 프라이팬에서 살살 볶듯 물기를 마르게 하는데 좀 질은 탓인지 대충 시늉만 하고 창문열어 찬바람으로 식혔습니다. 건포도와 아껴두었던 단호박 한 개도 썰어놓고요. 곱게 빻아온 쌀가루는 살짝 뭉쳐지도록 찬물을 부어 촉촉하게 한 다음 다시 체에 걸렀습니다 그래야 떡이 쫀득한 맛이 난다고 합니다. 찜기에 면 보자기를 깔고 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