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 2

고소한 가을 맛을 보다

뭘 해도 좋은 아침을 맞습니다 한 가지 일을 즐겁게 마치고 나니 하기 싫었던 일들도 성큼 손에 잡힙니다. 약속된 일에 마음을 쓰며 호미를 들지 못했던 텃밭을 이제야 눈이 갑니다. 배춧잎은 자리를 채워가듯 크고 어린 무잎도 무성하게 잘 자라 솎아줘야 합니다. 영글기를 바라며 미뤘던 땅콩을 캡니다. 미리 두어 줄기 캐서 맛을 보긴 했는데 어찌 크기도 작고 야무지지 못한 것이 영 시원찮습니다. 다글다글 달려 나오는 땅콩이 좋아서 호미질이 빨라집니다. 금방 캔 땅콩은 쪄서 먹는 맛이 참 좋습니다. 그 맛에 해마다 땅콩을 심습니다. 맛을 올리려고 소금도 잊지 않고 넣어 삶습니다. 나머지는 아까울 정도로 좋은 가을볕에 바짝 말립니다. 손끝이 아플 정도로 단단해진 껍질을 벗겨 노릇하게 볶습니다. 진동하는 고소한 냄새..

일상을 담다 2022.09.21

주렁주렁 익어가는 강낭콩~

올해는 봄 가뭄 없이 텃밭 작물들이 아주 좋습니다. 잘 자란 강낭콩이 주렁주렁 통통합니다. 작년 경험을 삼아 올해는 뜨문뜨문 두세 개씩 씨를 심었거든요. 공간이 주는 여유는 텃밭 작물에도 표가 납니다. 금방이라도 소나기가 쏟아질 거 같아 서둘러 강낭콩 잎줄기를 들춰가며 똑똑 따내는데 어찌나 즐겁던지요.ㅎ 파슬파슬 고구마 맛이 나는 강낭콩을 좋아합니다. 그것도 찰밥으로 해 먹으면 더 좋고요. 길어지는 장마철에는 멥쌀 빻아다가 강낭콩과 건포도를 솔솔 뿌려 강낭콩 백설기를 쪄 먹어도 좋지요. 이번 주말에는 친정식구들과 모이기로 했는데 아무래도 떡을 해야겠지요. 서울 사는 오빠와 친구한테 보내고 여기저기 나눠먹고 남는 것은 냉동실에 차곡차곡 쌓입니다 추억을 꺼내 먹 듯 그 맛을 틈틈이 즐겨야겠습니다.

일상을 담다 2021.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