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의 첫날 월요일 아침은 부소산 산책으로 엽니다. 비 예보가 있는 아침 하늘은 잔뜩 흐려있습니다. 한 손엔 우산, 다른 한 손은 새벽에 백석 시 '흰 바람벽이 있어'를 정성껏 필사한 종이를 듭니다. 부소산 정문에 서면 나름 정해진 규칙을 시작합니다. 복식호흡의 첫 번째 연습으로 입을 꼭 다물고 10분 정도 코로 숨 쉬며 걷기를 합니다. 오르막은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빠르게 뛰어오릅니다. 내리막은 천천히 내뱉으며 숨을 세어갑니다. 외우고 싶은 시를 혼자서 중얼거리는 시간입니다. 저쪽에서 사람이 보이면 목소리를 줄이고 멀어지면 소리를 키우며 보다가 안 보다가 시를 외웁니다. 태자골 숲길 흙길을 걷습니다. 맨발로 밟고 또 밟는 사람들이 많은 곳이지요. 한 시간반 정도 지났을까요? 다시 정문에 돌아오면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