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락된 과식 - 나희덕 허락된 과식 나희덕 이렇게 먹음직스러운 햇빛이 가득한 건 근래 보기 드문 일 오랜 허기를 채우려고 맨발 몇이 봄날 산자락에 누워 있다 먹어도 먹어도 배부르지 않은 햇빛을 연초록 잎들이 그렇게 하듯이 핧아먹고 빨아먹고 꼭꼭 씹어도 먹고 허천난 듯 먹고 마셔댔지만 그래도 남아도.. 시가 있는 풍경♬ 2020.04.14
오분간.....나희덕 시 오분간 나희덕 이 꽃그늘 아래서 내 일생이 다 지나갈 것 같다 기다리면서, 서성거리면서 아니, 이미 다 지나갔을지도 모른다. 아이를 기다리는 오분간 아카시아꽃 하얗게 흩날리는 이 그늘 아래서 어느새 나는 머리 희끗한 노파가 되고 버스가 저 모퉁이를 돌아서 내 앞에 멈추면 여섯살.. 시가 있는 풍경♬ 2015.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