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농사 3

논에 제초제 뿌리는 저녁~

남편은 퇴근하자마자 약통을 지고 집 앞 논에 갑니다 작년 모내기를 끝내고 별로 보이지 않던 풀들이 나중에는 쑥쑥 자라 올라와 큰아들과 둘이 뽑느라 고생을 했습니다. 올해는 미리 제초제를 뿌리는 일부터 챙깁니다. 6 마지기 논을 약통 지고 왔다 갔다 하면서 또 다른 논까지 언제 다하나 까마득했답니다. 어떻게 할까 고민한 끝에 번뜩이는 생각이 따릅니다. 언제 쓸지 모르지만 값이 싸다는 말 듣고 구입한 발전기와 차량을 세차할 때 쓰는 고압분무기, 재활용으로 구입한 물통이 딱입니다. 작은집에서 트럭을 빌려 차에 싣고 집에서 좀 떨어진 논으로 향합니다. 논갈이를 하고 로터리를 친 논바닥에 트럭 바퀴가 빠질까 봐 걱정입니다 남편은 4륜 구동으로 하면 바퀴 4개가 움직여서 빠지는 일이 없다고 합니다. 아내는 트럭을 ..

일상을 담다 2022.05.13

친정언니네 못자리 ~

지난 어린이날입니다. 남편은 친구들과 골프 약속으로 일찍 나갔습니다. 다 커서 애들도 없는 집이 더 텅 빈 느낌입니다. 출근으로 못하는 아침 걷기 운동을 몰아서 해야지 합니다. 나가기 전에 대충 치우다가 핸드폰을 열어봅니다. 어? 이른 아침 6시 10분에 친정언니한테 전화가 와 있습니다. 바로 전화를 걸었더니 오늘은 언니네 집 못자리하는 날이랍니다 바쁜 일 없으면 좀 도와줄 수 있냐고 합니다. 혼자 있는 휴일, 눈치 안 봐도 되고 바로 달려갑니다. 7시가 조금 넘은 시간인데 벌써 품앗이하는 이웃들이 계십니다. 볍씨 파종기 앞에 순서대로 나눠서 할 일을 척척 해나갑니다. 일 년 농사 중에 제일 힘든 일이 못자리라고 하는데 기계가 나오고부터는 한결 수월해졌습니다. 친정언니가 준비해 온 새참과 점심이 푸짐합니..

일상을 담다 2022.05.11

논두렁을 튼실하게 축대 쌓기~

휴일 아침 집 앞 논에서 포클레인 소리가 요란합니다. 같은 동네에 사시는 큰아주버님이 오셔서 동생일이라 도와주십니다. 물론 포클레인을 할 줄 알아서 해주는 거라고 하시지만 요 며칠 몸이 좋지 않다고 하셔서 어찌나 죄송하던지요. 해마다 농사철이 되면 논두렁 때문에 씨름하는 남편이 아예 큰 벽돌로 담을 쌓기로 했습니다. 두더지가 여기저기 구멍을 숭숭 내는 통에 매번 골탕을 먹었거든요. 두더지를 잡으려고 약도 치고 해봤는데 소용이 없더라고요. 요리조리 잘도 피해다닙니다. 남편은 왔다 갔다 하면서 아주버님과 일을 하는데 힘이 드는지 얼굴이 벌겋고 땀이 줄줄 흐릅니다. 가족 단톡 방에 '아빠 지금 논두렁 일하시는데 몸살 나실 거 같아, 두 아들이 도와줘야 할거 같아'라고 도움 요청을 보냅니다. 몇 달 만에 집에 ..

일상을 담다 2021.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