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올케와 4살이 된 조카가 서울에서 지낸지 벌써 4개월이
되어갑니다. 조카의 항암치료를 위해 시골에 남아 있는 가족들도
그렇고 단 둘이 떨어져 서울에서 지내는 올케와 조카를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하루아침에 천국에서 지옥을 가듯 뒤바뀐 현실에 절망스러웠지만
옛날과 달리 의학발달로 요즘은 못고치는 병이 없을만큼 모든것이 좋아졌다고 하니
조금은 안심이 되기도 합니다.
조카 컨디션이 좋아 병원에서 시골에 며칠 다녀와도 좋다고 하여 지난
일요일에 내려왔답니다. 보고 또 보고 하루에도 수십번은 사진과 동영상을 보며
유난스럽게 예뻐하는 고모가 가만있을 수가 없지요.
집밥이 그리웠을 올케와 조카를 위해 다른때 보다 더 맛있게 해야지
하는 욕심으로 음식준비를 했습니다.
국거리용과 장조림용으로 진하게 육수를 내서 끓인 쇠고기 무국, 표고버섯과
메추리알을 가득넣은 장조림, 이런날 양송이를 빼놓을 수 없기에 키위갈아 넣어
살살녹는 간장양념 갈비에도 듬뿍 넣고, 갖은 야채와 버무려 부친 양송이전,
입안가득 향긋한 봄 느끼도록 새파랗게 볶은 취나물, 새콤하게 익힌 알타리김치,
지금 딱 맛있는 쪽파김치, 쓴맛이 덜 느껴지는 민들레 나물까지 올려놓으니 푸짐하게
한상 차려집니다.
정작 조카는 토마토만 먹어서 어찌나 서운하던지요. 집에 가는길에 골고루 조금씩
챙겨줬는데 저녁으로 맛있게 잘 먹었다고해서 그저 고맙고 행복했습니다.
내 가족은 물론 누구에게나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는것을 새삼 깨달으며
살아가는 요즘입니다.
마음의 건강부터 시작해 몸건강까지 잘 지켜가는 새봄,
더 간절하게 희망을 꿈꿔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