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틈 사이로
처음엔 너무나 아귀가 잘 맞아서
좋은 궁합이었던 문틈 사이로
어느새
틈이 벌어졌다. 화해가 먹혀들지 않는다.
둘 사이를 힘껏 끌어다붙여도
절대, 다시는,
재결합하지 않겠다는 심술
별거의 틈새가 사납다.
영원히 함께! 약속으로 입맞춤할 수 있는 일
지상엔 아무것도 없다
눈부시게 천 년 누대를 받쳐온 종탑도
수백만 년
견뎌온 저 산 암벽 덩어리도
결국엔 균열이 가고,
틈이 벌어지는 것이니
서로 멀어질 수밖에 없다.
젊은 날 피로써 사무쳤던 붉은 인연이여!
맞이하자,기꺼이,
저 치밀하고도 집요하게 시간이 밀어내고 있는
우리 사이 슬픈 틈새를...
이수익.
슬픔이 너무 길다....
슬픔은,슬픔은, 끝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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