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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마당에도 봄이 성큼~

LO송이VE 2021. 3. 9. 04:42

봄기운이 느껴지는 휴일이다.

서둘러 장갑을 끼고 갈퀴와 호미를 들고 텃밭 정리를 한다.

너덜너덜해진 비닐을 걷어내고 늦게까지 따 먹은 동부 콩 줄기도

사정없이 뽑아낸다.

수북하게 쌓여있던 묵은 들깻대를 이제 서야 태운다.

들깻잎이라도 따먹으려고 조금 심었는데 제법 양이 나왔다.

부러진 나뭇가지, 가랑잎과 검불까지 긁어모아 태우는데

타닥타닥 불꽃이 타오르는 소리가 좋다.

'또 타는 냄새는 어떻고?' 두 말 말고 진짜 시골 향기라고 말하고 싶다.

순식간에 번지 듯 잘 타다가도 며칠 전 내린 비로 축축한 것은

매운 연기를 무섭게 뿜어 올리고 있다.

이웃집에서 불이 난 줄 알고 놀라 달려오기까지 한다.

듬성듬성 자란 뿔도 뽑고 요즘 금값을 자랑하는 대파와 쪽파도

먹을 만큼 뽑아 다듬는다.

 

텃밭을 어느 정도 끝내놓고 마당을 둘러본다.

생각지도 못한 것처럼 수선화와 튤립 잎이 군데군데 올라 와 있다.

솔가지와 가랑잎에 덮여 제대로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유독 춥고 긴 겨울을 나면서도 뿌리를 잘 내렸는지 더 반갑다.

작년 봄에 수선화는 옆집 꽃밭에서 얻어 옮겨 심은 것들이고

튤립은 시장에서 사다가 심은 것이었다.

봄만 되면 튤립이 예쁘다는 소리를 남편이 자주 한다

올 봄에는 작게라도 봄꽃 축제를 해도 될 만큼 예쁘게 필 거 같다.

부부가 좋아하는 꽃이 활짝 피면 가까운 사람들과

꽃 같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눈만 뜨면 텃밭으로 마당 꽃밭으로 발길, 손길을 주며

바쁜 척을 할 것 같다.

 

수선화
튤립

수선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