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남지 36

백제 왕도의 빛과 향기 2를 읽고...

매일 걷던 길을 걷습니다. 늘 보던 것을 봅니다. 계절 변화를 느끼는 것만으로 무심했던 자신을 깨웁니다. 부여 문학제에 갔다가 종이가방에 우선 챙겼던 책과 시집을 읽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들었던 책은 백제 왕도의 빛과 향기 2입니다. 지난가을에 열렸던 한국문인협회 전국대표자대회 글모음이라는 표지의 글자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문인들에게 부여가 어떻게 비춰줬을까요. 한국문인협회 부여지부 최규학 회장님의 발간사로 시작되는 첫 장을 넘기면서 백제의 역사와 문학을 처음 듣는 얘기처럼 읽습니다. 한국문인협회 이광복 이사장님의 '부여의 아들' 글 속에서는 고향을 향한 애틋함과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신동엽 문학관을 가보며 제대로 눈과 가슴에 담지 못했다는 부끄러움이 밀려듭니다. 소부리, 사비, 백마강..

일상을 담다 2022.12.18

자꾸만 걷고 싶은 궁남지의 봄길~

부여 궁남지는 봄이 한창입니다. 연못 가운데 포룡정을 두고 빙 둘러 버드나무 가지가 연못에 닿을 듯합니다. 울타리처럼 피어있는 개나리는 꽃등처럼 환합니다. 연못 바깥쪽으로 넓게 펼쳐진 연지길 따라 하늘거리는 버드나무 가지들은 여린 연둣빛으로 새롭습니다. 멀리서 봐도 그렇고, 가까워질수록 마치 처음 보는 풍경처럼 입 밖으로 나오는 감탄사를 멈출 수가 없습니다. 올려다보는 하늘은 또 왜 그렇게 시리도록 푸른지요. 눈앞에 펼쳐진 봄 풍경에 한 눈 팔기 딱 좋은 날입니다. 연꽃이 피는 여름에 더 사랑받는 궁남지이지만 다시 찾아든 봄도 사랑받기에 차고 넘쳐흐릅니다. 사방을 둘러싼 봄에 취하며 걷고 또 걷습니다. 나머지 한 눈은 마음에 팔고 있습니다. 새 봄 어린잎처럼 생기 있게 통통 튀어 올라야겠습니다.

일상을 담다 2021.03.23

2월의 봄눈, 궁남지를 걷다.

2월, 우수를 코앞에 두고 봄눈이 펑펑 내렸습니다 나뭇가지는 제 무게를 감당치 못하는지 흔들흔들 휘청거립니다. 간간히 휘몰아치는 바람이 고맙게도 그 눈을 사방으로 흩어지게 합니다. 며칠 전 만해도 벌써 봄이 왔나 소리가 슬그머니 나왔는데 봄이다 싶으면 눈이 내리고 추위에 오돌오돌 떨게 만들며 조급한 마음을 혼내고 있습니다. 눈 내린 궁남지를 못 걸어보고 겨울을 보내는 거 같아 뭔가 찜찜한 아쉬움이 들었는데 이때다 싶었지요. 눈길 운전을 하다 놀랜 뒤로는 운전대를 잡지 않게 됩니다. 춥고 귀찮아서 가기 싫다는 남편을 꼬드겨 궁남지에 다녀왔습니다. 미끄러운 눈길에도 궁남지를 꼭 가야겠다고 한 것은 초저녁잠까지 반납해가며 주말 밤을 '철인왕후' 라는 드라마에 빠져있었습니다. 그 드라마에 나오는 장소 한 곳이 ..

일상을 담다 2021.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