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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편을 빚으며 추억을 먹습니다.

LO송이VE 2011. 9. 15. 04:52

한평생 자식을 기다리며 사시는 우리네 부모님이 환한 웃음으로

더욱 깊게 드러낸 주름진 얼굴이 되어 추석을 맞이합니다.

 

아연이네도 온가족이 둘러앉아 송편빚기부터 명절 기분을 내봅니다.

어려서는 몇밤자고나면 추석이라며 미리부터 들뜨고 설레이며 하루하루가

더디게 가는것같은 조바심으로 기다렸던 추억이 있었습니다.

 

명절이나 되어야 새옷을 입고 맛있는 음식에 용돈으로 주머니까지 두둑해지니

그때만큼 좋았던때도 없었는데 지금의 아이들은 그 기분을 알까요?

넘치고 흔해진 것들로 어릴적 그때만큼은 아니어도 지난 이야기를 들려주는

할아버지 할머니옆에 앉아 송편을 빚으며 깔깔 웃어대는 웃음소리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가장 정겨운 소리입니다.

 

시커멓게 변한 투박한 손으로 조물조물 능숙하게 예쁘게 빚어낸 송편과

만두인지 송편인지 알수없는 제각각 모양으로 빚어낸 아이들의 송편으로

솔잎향이 가득했던 옛맛을 추억해봅니다.

가지각색으로 호화스러운 요즘의 송편을 보면 문뜩 멋내지않은 소박한

엄마의 정성이 가득한 맛이 그리워지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좋아해서 아침일찍 만들어 놓았다는 식혜,

온가족이 모일때마다 술안주로 좋아 빠지지않은 오징어 초무침,

반질 반질 윤기나는 고기산적은 양송이 버섯으로 모양을 내고,

들랑달랑 오며가며 집어먹는 모듬전도 푸짐하게 준비했습니다.

 

어머니의 정성으로 차려진 푸짐한 음식으로 얼굴마주하며 하하호호

웃어가며 넉넉하게 고향에서의 추석 잘 보내셨겠지요.

부모님의 넘치는 사랑으로 더 힘을 내고 부지런히 살아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