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담다
논둑길의 봄을 만니다~
LO송이VE
2020. 3. 10. 08:44
봄볕이 참 좋은 날입니다.
먹지 않아도 배부를 것 같은 한낮에
바구니를 챙겨 논둑길을 걷습니다.
바삭하게 마른 검불 속에 아기자기하게 컸을
쑥을 찾습니다.
듬성듬성 모여 자란 쑥이 많이 보이는 곳은
내 차지라며 털썩 자리부터 잡습니다.
마른 풀은 헤치는 대로 머리카락 빠지듯
힘없이 술술 빠져나옵니다.
그 속에서 얼굴 내미는 쑥을 보자마자
'어머나 벌써 이만큼이나 컸네' 하며 새삼 놀랍니다.
봄볕을 가장 많이 받았을까요?
풀 향기는 내가 최고라고 자랑하듯 파릇파릇한 이파리와
보송보송한 솜털 줄기에 제법 살이 올랐습니다.
금세 바구니가 수북하게 행복해집니다.
사이좋게 나눠 가볍게 밀가루 옷을 입혀 쑥 부침개를 하고
된장을 슴슴하게 풀어 구수한 쑥국을 끓였습니다.
봄비가 다녀가고 나면 또다시 그 논둑길에 앉아
봄을 캐야지요.
봄날에 놓칠 수 없는 맛, 쑥버무리를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