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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맛보는 보름나물과 찰밥~

정월 대보름날이 다가오는 하루입니다. 이른 아침부터 몇 가지 묵은 나물을 볶느라 분주합니다 불린 찹쌀은 팥과 강낭콩을 넣어 쪘습니다. 나물은 친정엄마가 작년에 틈틈이 다듬고 삶아 말린 것들입니다. "나물 가지러 언제 올래" 엄마는 얼른 주고 싶어 마음이 급해집니다. 무시래기, 고구마 줄기, 장로 이파리, 호박, 토란 줄기를 삶아서 그릇마다 한가득합니다. 설 명절 전날에 발을 접질려 되도록 가만히 계시라고 신신당부했는데도 소용이 없습니다. 나물을 보고 딸은 버럭 잔소리로 쏘아붙입니다. 분명 발 아픈 것도 참고 왔다 갔다가 하며 불리고 삶으셨을 테니까요. "엄마 내가 이거 다 맛있게 볶아 올게" 또 금방 후회되는 말을 주워 담듯 봉지에 챙겨 옵니다. 마을에서는 해마다 정월대보름맞이 행사를 합니다 마을 저수지..

일상을 담다 2023.02.03

동지 팥죽, 따뜻한 마음을 먹는다

동짓날 추위가 대단합니다 눈이 그치고 비까지 내린 길은 추위까지 더해져 아차 하면 대책 없이 넘어지는 빙판길이 되었습니다. 이럴 때는 꼼짝하지 않고 집에 있고 싶습니다. 어느 시인은 일 년 중 가장 밤이 긴 날이 독신의 날이라고 말하던데 긴 겨울밤 동짓날을 그냥 지나가기가 서운합니다. 집에 팥도 있겠다 한 끼 정도 먹을 만큼 팥죽을 쑤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전날 삶아 놓은 팥을 믹서기에 갈고 불려놓은 찹쌀을 넣고 끓여줍니다. 찹쌀가루로 새알심을 만들어 끓는 물에 동동 떠오를 때까지 익힙니다. 예전에 부여읍 내 팥죽 맛집으로 알려진 식당에서 나박김치를 맛있게 먹고 집에서도 팥죽을 쑤면 나박김치를 담습니다. 마음은 벌써 팥죽과 김치통을 들고 엄마 집에 들러 언니 집에 다녀옵니다. 옆집 어르신도 생각나 나박..

일상을 담다 2022.12.23

석성면 증산 5리 기초생활거점마을 육성사업 한마당 잔치

폭설과 한파가 들어찬 동짓날입니다. 석성면 주민자치센터에서는 기초생활거점 육성사업으로 주민화합 한마당 잔치가 벌어졌습니다. 올해 5월에 거점 마을 추진 위원장을 맡게 된 김복천 위원장님은 기초생활 거점 육성사업의 목적과 그동안의 경과보고가 있었습니다. 거점 마을(증산 5리, 6리) 시설하고, 면 소재지 기능을 정화하고 주민 편의 시설을 확충하여 주민들의 삶을 개선하는 사업입니다. 어떤 이익이나 돈을 버는 소득사업은 할 수 없다고 합니다. 주민들의 문화, 여가선용, 건강, 도로 개선 등의 중점사업입니다. 개인사업이 아닌 주민들을 위한 주민들의 사업입니다. 이 사업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 거점 마을 추진 위원 30여 명이 선출되어 추진 중입니다. 전국의 거점 마을을 보면 주민들 간 갈등이 심해져 운영에 어려움..

일상을 담다 2022.12.23

하얀 눈이 찾아왔다~

오늘 아침도 눈길을 걷습니다 눈다운 눈이 첫눈이라며 좋아하던 것도 잠시, 단짝처럼 찾아온 추위가 계속 이어집니다. 이번 겨울에 몇 번이나 신을 수 있을까 하며 신발장 구석에 두었던 털 장화를 신습니다. 귀까지 덮는 털모자를 쓰고 장갑도 챙깁니다. 아무리 추워도 아침 걷기 운동은 거를 수가 없습니다. 어쩌다 게으름을 피우는 날에는 종일 찌뿌듯합니다. 문밖을 나서자마자 느꼈던 추위는 걸음 수만큼 몸 안에서 열이 납니다. 제때 눈을 치운 길은 햇빛 받아 환합니다. 그늘진 곳은 쌓인 눈이 단단해지고 군데군데 반들반들한 빙판길입니다. 성큼성큼 걷다가도 어느 순간에는 바짝 긴장합니다. '힘을 빼고 천천히.' 시 낭송을 배우며 많이 들었던 말인데 오늘 아침 빙판길에서 그 말이 툭 나옵니다. 힘을 내야 할 때가 있고 ..

일상을 담다 2022.12.20

백제 왕도의 빛과 향기 2를 읽고...

매일 걷던 길을 걷습니다. 늘 보던 것을 봅니다. 계절 변화를 느끼는 것만으로 무심했던 자신을 깨웁니다. 부여 문학제에 갔다가 종이가방에 우선 챙겼던 책과 시집을 읽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들었던 책은 백제 왕도의 빛과 향기 2입니다. 지난가을에 열렸던 한국문인협회 전국대표자대회 글모음이라는 표지의 글자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문인들에게 부여가 어떻게 비춰줬을까요. 한국문인협회 부여지부 최규학 회장님의 발간사로 시작되는 첫 장을 넘기면서 백제의 역사와 문학을 처음 듣는 얘기처럼 읽습니다. 한국문인협회 이광복 이사장님의 '부여의 아들' 글 속에서는 고향을 향한 애틋함과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신동엽 문학관을 가보며 제대로 눈과 가슴에 담지 못했다는 부끄러움이 밀려듭니다. 소부리, 사비, 백마강..

일상을 담다 2022.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