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담다

'그리움과 기다림 사이'를 읽는다

LO송이VE 2022. 10. 12. 06:39

우연한 기회로 같이 가는 박용신 수필가의

책 출판 소식을 들었다.

제목을 물어보고 판매되는 인터넷 서점을 메모해두었다.

주문하고 일주일 만에 받았다.

'그리움과 기다림 사이'라는 제목이 친근하게 다가온다

 

문화원에 오가며 가벼운 인사로만 지나쳤지만

볼 때마다 차분한 모습이 참 여성스럽다고 느꼈다

그녀와 달리 나는 원피스를 입고도 걸음걸이는 성큼성큼 빠르다.

매번 급한 일이 있는 것처럼 바쁘고 서두른다

서두르다 덤벙대고 실수가 잦다

활기차서 좋다는 말도 듣지만 급한 성격은

늘 마음에 들지 않는다

 

저녁을 먹고 식탁이 책상이 된다.

밤 9시가 넘으면 오로지 자는 생각밖에 안 하는데

잘 생각이 없어진다

남편은 벌써 곤히 잠들고 시계를 보니 밤 12시가

가까워져 온다

책을 읽으며 처음 있는 일이다

그림이 먼저 눈길을 끈다

한 편의 이야기를 다 읽고 나면 시가 떠오른다

제목과 시인을 적은 메모지를 붙인다.

끝까지 읽으려다 아껴두고 싶은 마음에 슬며시 덮는다

 

평소 아침에 하던 일을 다 제쳐두고 책부터 펼친다

너무 사적인 이야기라 실을까 말까 했다는 가족 이야기에서는

울컥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고3 때 돌아가셨던 친정아버지와 작년에 떠난 친정 조카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오래될수록 빛나는 것이 있다면 그건 가족과 함께했던 기억이 아닐까.

그리움에 불쑥 튀어나오는 기억은 오래도록 따뜻한 추억이 된다.

그리움과 기다림 사이에서 오래오래 빛나는 추억 속을 걷는다

 

조용조용 속삭이며 건네는 말을 끄덕이며 들은 기분이다

가지런해지는 마음이다

이 가을날이 더 맑고 따뜻하다.

 

박용신 수필가님^^

'일상을 담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양파 모를 심다  (8) 2022.11.09
부여의 가을이 높다  (5) 2022.11.03
고소한 가을 맛을 보다  (37) 2022.09.21
사비마루에서 즐기는 시낭송~  (1) 2022.09.19
석성면지편찬 기념식에서 시낭송을 하다~  (4) 2022.07.27